이글루스 | 로그인  


위를 보고, 아래를 보고

인생은 곡선이다. 8자형의 완만한 곡선이 아니라 곡선이 꺾인 곳에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아무도 모르는 프랙탈 코흐 곡선. 인생의 모서리에서 어떤 인연이 다가올지, 어떤 함정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런 점에서는 인생은 공평하다. (코흐곡선을 돌고 돌다보면 모서리가 사라진다고 태클을 걸지는 말고...^^;;) 하지만 커다란 재력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은 다가올 인연을 어느 정도는 선택할 수 있을 것이고, 도사리고 있는 함정에서 빠져나올 튼튼한 동아줄을 몸에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런 힘이 없는 사람보다는 삶을 선택하는 범위가 넓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인생은 불공평하다. 힘으로 상징되는 재력이나 권력은 공평하게 주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러면 모든 사람에게 삶의 선택 조건을 공평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도 모르겠다, 그건. 하지만 강한 삶에의 불타는 의지를 제외하곤 나머지 조건은 빈약한 나는 삶이 고통스러울 때 비교기제로 그 고통을 다스린다. 굶어 죽는 아프리카에 태어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이냐, 사계절을 만날 수 있는 곳에 난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이냐, 신체적 장애 없이 이렇게 이쁘고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게 얼마나 축복이냐, 뭐 이런 식의 처방이다. 나약하고 소극적이고 비겁한 처방이 아니냐, 조소할지 모르나 현명한 체세술로도 볼 수 있음이다. 위를 쳐다보지 말고, 아래를 보고 살아라.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지만 미래는 위를 보고 달리고, 힘들고 지치면 아래를 보고 쉬는 법, 참 괜찮은 삶의 방법인 것 같다.

by meracano | 2008/08/20 13:47 | 我之面經 | 트랙백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